한국건축가협회는 2024년 제47회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 수상자 및 수상작으로 한국건축가협회상 7작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으로 아천건축상, 김종성건축상, 무애25년건축상, 김정철건축문화상 각 1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지원 자격 및 제출 서류에 따른 심사에 따라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네 달여간 심사를 진행하였으며, 심사 결과에 따라 수상자 및 수상작을 선정했다. 한국건축가협회 영예의 수상작은 <9로평상>_곽희수(㈜이뎀건축사사무소),
에디터 윤한솔 제공 한국건축가협회
1. 한국건축가협회상은 건축가의 창작 활동이 사회 발전과 인간 생활환경 창조에 기여하고, 건축적 기술적 문화적인 성과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건축가의 노력 및 협력한 건축주, 시공자들의 공로를 정당하게 평가하여 매년 그 기록을 남김으로써, 건축 전반의 제작 의욕을 제고하고 길게는 문화 발전에 공헌하기 위하여 건축가, 건축주, 시공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979년 제정되었다. 이번 해 심사위원은 이재훈(위원장, 단국대학교), 이은석(경희대학교), 김미리(조선일보), 김종헌(배재대학교), 김현수(이소우건축사사무소㈜)이다.
9로 평상
(대표건축가_곽희수(㈜이뎀건축사사무소), 시공_이백화(㈜제효), 사진_김재윤)
도시 개발 지역과 공원과의 경계에 자리한 대지의 특징을 살려, 대지에서의 공원 조망과 공원에서의 건물 조망이라는 시각적 상호 연계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건축물은 가운데 공장 부분을 수직으로 오픈하고 그 주변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경사진 슬라브와 대형 계단으로 둘러싸게 하여 역동적인 내부 공간을 만들고 있고, 사이사이에는 좌식으로 앉는 평상을 두어 한국적 공동체 생활 양식을 현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구조적 한계와 조형적 가능성을 다루는 건축가의 능력이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HD현대 글로벌 R&D 센터
(대표건축가_㈜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공동설계_NIKKEN SEKKEI LTD, 시공_현대건설㈜, 사진_박완순)
고속도로의 속도감에 비견되는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철골구조를 2중 외피처럼 돌출하여 기업 이미지를 표출하면서 건물에는 그림자 효과를 주어 건물을 입체적으로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건물 전체를 꿰뚫는 내부의 아트리움은‘와우’효과에 의해 하나 된 기업의 정체성을 살려 주며, 소통을 중시하는 사무소 건축물에 대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첨단의 기술을 집약한 건축물로서 전체적으로 세련되며, 디테일이 우수한 작품이다.
S 5215
(대표건축가_조성욱(㈜조성욱건축사사무소), 공동설계_장연재(㈜조성욱건축사사무소), 시공_김양길, 정종규, 현승재 ㈜제이아키브, 사진_김용관)
부지의 코너에서부터 시작된 외부 계단이 옥상까지 둘레길처럼 건물을 두르게 함으로써, 도시공간과 건물을 유기적으로 엮어주고, 길의 연장이 건물의 기능으로 이어진다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최대 면적을 확보하려는 기존의 일반적인 볼륨의 상가와 달리, 콘크리트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외부의 경관을 건물로 끌어 들여오도록 하였고, 내부의 모습은 중첩하여 보이도록 함으로써 인근 상가 지역의 도시경관을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대표건축가_마리오 보타(스튜디오 보타), 공동설계_한만원(㈜HnSa건축사사무소), 시공_정세학(장학건설㈜), 사진_김용관)
완만한 산줄기의 실루엣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거대한 두 개의 벽돌로 이루어진 원통형 타워가 넓은 대지를 하나로 묶어주며 장소가 갖는 의미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타워로 묶인 예배당은 종교시설이 갖는 강당 같은 이미지 대신, 공간에 스며들 듯이 방문객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신비로운 천장 구조체와 빛과 어우러지는 벽돌 벽의 조형성이 뛰어난 공간을 만들고 있다. 장소와 건축물의 조화가 사람들을 감동으로 이끌게 하는 명작이다.

리안갤러리 본관
(대표건축가_전필준(대구가톨릭대학교), 공동설계_양성용(㈜인터건축사사무소), 시공_정홍표(㈜홍성건설), 사진_Joel Moritz)
오래된 단독 주택과 근린생활시설로 둘러싸인 불규칙한 대지에 U자형 알루미늄 패널과 노출 콘크리트로 대비되는 두 개의 엇갈린 직육면체 매스의 단순한 외관으로 지역의 경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내부 공간은 전시장으로서의 폐쇄성을 탈피하여, 교차하는 매스 사이의 공간을 중첩하면서 높이의 변화를 주어 역동적인 공간으로 처리하였고, 테라스와 대형 창문을 통해 주변과 엮음으로서 지역과 함께하는 건축물로서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성문안 클럽하우스
(대표건축가_우준승(LESS ARCHITECTS), 시공_이턴사업개발), 사진_이동조)
기존의 클럽하우스가 가졌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주변의 불규칙하게 절개된 산악지형에 지하공간 같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수평의 매스를 층층이 연결하고, 넓은 옥상 계단을 이용하여 주변의 자연환경과 기술적, 시각적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내부 공간은 외부환경과 연결된 시각적 포인트를 잘 활용하였으며, 건물 요소의 전체적 조화 측면에서 콘크리트 건물의 조형적 특성을 잘 살려낸 건축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시호재
(대표건축가_유이화(㈜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시공_시호재(時弧齋)), 사진_김용관)
필지를 감싸고 있는 주변의 산지와 대지에 있던 습지를 모티브로 하여, 산과 정원, 건축물이 잘 조화되도록 한 작품이다. 지붕 선을 둥근 호 형태로 과감하게 적용하여, 주변 풍경을 재단해 냄으로써 주변 산세를 드라마틱하고 시적으로 표현했다. 건축이 자연을 감상하는 지렛대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재료의 활용과 디테일의 섬세함으로 건축 불모지인 농촌 마을에 수준 높은 건축물을 선보임으로써, 지역 사회의 문화적 안목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2. 2024년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2.1 아천건축상은 한국적 설계 이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화미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작품을 설계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아천 김경환 선생이 기증한 기금으로 1987년 제정되었다. 심사위원은 남해경(위원장, 전북대학교), 남정민(고려대학교), 장영철(와이즈건축)이다. 수상작은<연안재>_이성범(㈜이성범건축사사무소, 사진_이병근)이다.

제주도에 자리한 연안재는 현대 건축의 재료를 사용했지만, 제주도 및 한국 고유의 전통 건축 기법을 응용하여 땅과 사람의 관계를 읽어 건축한 단독 주택이다. 전통 건축의 공간 구성 전개 방식에 따라 유도 공간과 전이 공간, 사이 공간, 주 공간으로 구성하였으며, 건축적인 기법으로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를 응용하고 한국건축의 내용인 툇마루, 경사지붕, 차경 등의 기법을 응용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건물을 ㄷ자 형으로 배치하고, 지형의 경사를 활용하여 주변의 자연환경을 끌어들이며, 대나무 루버를 활용하여 시선을 차단하면서 차경을 도입한 점, 전정에서 중정까지 이르는 공간 구성의 기법, 중정에서 옥상정원에 이르는 공간 구성 등은 한국 전통건축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프레임 현상을 드러낸다. 아천건축상의 취지인‘한국적 설계 이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화미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심사한 결과 <연안재>가 올해 아천건축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2.2 김종성건축상은 매 해당 연도 이전 5년간에 완성된 작품으로, 디자인에 적용한 테크놀로지가 창의적이고 건축적 완성도가 뛰어난 건축물을 선정하고 그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김종성 선생이 기증한 기금으로 2010년 제정되었다. 심사위원은 손두호(위원장, ㈜건축사사무소 모람), 김기영(㈜범종합건축사사무소), 이원재(㈜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 정인하(한양대학교)이다. 수상작은 <디 에이치 갤러리>_김찬중(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사진_홍성준)이다.

디 에이치 갤러리는 고전적 의미의 로툰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 프로젝트다. 기존 로툰다가 두터운 외벽 내에 서브 공간을 두어 미술품을 전시하였다면, 디 에이치 갤러리에서는 모빌리티와 전시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즉, 건물 중앙에 전시 공간을 배치하고 외벽을 램프로 연결함으로써, 주택전시관이 필요로 하는 연계 동선을 수직적으로 연결했다. 이처럼 건물 외곽에 램프를 배열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공사 과정을 수반하게 된다. 사각형 대지에 램프의 곡면 형태가 부가됨과 동시에 램프 사선과 입면이 맞물려 네 면이 다른 비대칭적 형태가 구축된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복잡한 외벽을 해결하기 위해, 맞춤 제작된 GFRC(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 219개가 사용되었다. 높이 7.5m × 폭 2.5m의 30mm GFRC을 서브 프레임과 결합하여 공장에서 제작,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시공한 것이다. 특히, 219개의 각기 다른 곡률을 가진 패널들을 3D BIM 모델링을 통하여 계측함으로써 3차원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패널 간 결합 지점들을 정밀하게 예측하고자 했다. 또한, GFRC 표면에 리브 패턴을 구성하여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입면에 표면 질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디 에이치 갤러리는 각기 다른 입면으로 구성되는 삼차원적 매스를 3D BIM을 기반으로 한국적 시공 현실에 맞게 적용한 프로젝트이다. 기존 GFRC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최장 스팬으로 모듈 제작하고 현장에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비정형 패널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현대 건축의 흐름 속에서 김종성 건축이 추구하는 기술 개념의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3 무애25년건축상은 매 해당 연도 기준으로 준공된 지 25년 이상 경과한 국내 건축물 또는 공간 환경으로서 현재까지 건축적·공공적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을 선정하고 그 건축주와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광노 선생이 기증한 기금으로 2014년 제정되었다. 심사위원은 전봉희(위원장, 서울대학교), 김태일(제주대학교), 김현섭(고려대학교)이다. 수상작은 <유네스코 회관>_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이다.
유네스코회관은 1959년 배기형에 의해 설계되고, 1967년 완공된 지하 2층 지상 11층의 복합건축물로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1세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옥탑층을 포함하여 13층에 달하는 높이는 해방 이전에 지어진 8층의 반도호텔을 뛰어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고층 건축이 건설되는 개발 시기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 건물은 동서남북의 네 면의 입면을 내부 기능과 일조, 도시적 상황에 맞추어 서로 다르게 구성함으로써 단순한 입방체를 벗어난 뛰어난 조형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주 가로에 면한 남측과 남서 측 코너 부분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커튼월 공법을 이용한 평탄한 곡면으로 처리함으로써 도심부에 명랑하고 현대적인 가로변 경관을 만들어 냈다. 또한, 400명 이상 인원을 수용하는 당대 최대 규모의 대강당을 중간층에 두고, 지하의 식당과 1층의 은행, 소형 점포, 국제회의실, 사무실 등 다양한 기능 공간을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배치한 실내 공간의 구성 역시 현대 건축의 구조와 시공 기술을 집약한 새로운 시도로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유네스코 회관은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하기 이전 주요한 대외 교류의 통로 역할을 담당하였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소유하고 사용하는 건축물로 공공적 성격이 강하고,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반세기 이상 원형을 잘 유지해 온 역사적 유산으로서, 우리가 함께 가꾸고 지켜나가야 할 문화적 자산이다.
2.4 김정철건축문화상은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건축문화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김정철 선생이 기증한 기금으로 2011년 제정되었다. 심사위원은 조남호(위원장, ㈜솔토건축사사무소), 김정은(월간 SPACE), 백승만(영남대학교), 이명진(㈜정림건축종합거축사사무소), 조재원(공일스튜디오)이다. 수상자는 정다영(CAC, 큐레이팅 아키텍처 컬렉티브)이다. 그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13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의 건축 학예사로 재직하며, 2013년‘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부터 최근‘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2024)’전에 이르기까지 14개의 대형 전시와 학예 프로그램을 이끌어 왔다. 제도적으로 불모에 가까웠던 건축 관련 전시와 더불어 건축 아카이브 수집을 탁월한 수준으로 이끌어 연구 환경의 토대를 만들어왔다. 그밖에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건축 전시와 출판, 건축 큐레이팅 워크숍(CAW) 등을 이끄는 활동은 건축문화 확장의 최전선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독립기획자로도 활동하며‘큐레이팅 아키텍처 컬렉티브’(CAC)의 공동 디렉터로서 연구/전시 공간‘CAC리딩룸’을 운영하며 동시대 건축 담론의 장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202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공동 감독으로 선정되어〈나무의 집(가제)〉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정철건축문화상은 그간의 공적과 더불어 역할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정다영은 이제 국립현대미술관을 떠나 새로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어, 상이 정한 기준을 모두 탁월하게 충족한다고 심사위원들이 판단하고 그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